캔뚜껑 1만개수집 효심 휠체어 얻고…또 남겼다 > 뉴스레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알림마당

뉴스레터

캔뚜껑 1만개수집 효심 휠체어 얻고…또 남겼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5-30 09:05 조회3,446회 댓글0건

본문

아무도 시키지 않았다. 소녀가 음료수 깡통 뚜껑을 모으는 것을. 100개,200개,300개…. 고사리 손으로 무려 1만개를 모았다. 깡통 속에 들어 있는 이물질도,쨍쨍 내리쬐는 뙤약볕도,살을 에는 칼바람도 소녀를 말리지 못했다. 소녀의 의지에 주위 사람들도 힘을 보탰다. 그렇게 모인 깡통 뚜껑은 사랑하는 외할아버지의 든든한 다리가 됐다. 경기도 수원시 율현중 1학년 조윤주(13·수원시 화서2동)양. 그는 ‘깡통 소녀’로 불린다. 윤주가 깡통 뚜껑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초교 6학년인 지난해 6월. 막내 이모가 “깡통 뚜껑 1만개를 모으면 휠체어를 구할 수 있다”고 알려준 뒤부터다. 윤주의 외할아버지 강영운(72)씨에게는 휠체어가 꼭 필요했다. 강씨는 2003년 7월 동맥경화로 오른쪽 다리가 마비됐고 급기야 피가 흐르지 않아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다. 윤주의 의지는 대단했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만만치 않았다. 윤주는 아파트 부근 쓰레기분리수거장,공원 쓰레기통 등을 뒤졌지만 한달에 100개밖에 모으지 못했다. 사람들이 먹고 버린 깡통에는 가래침,담배꽁초,죽은 벌레,소변이 들어 있을 때도 많았다. 그래도 윤주는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꾹 참고 뚜껑을 떼어냈다. 멀쩡하게 생긴 소녀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을 보고 주위 사람들은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며 수군거렸다. 뚜껑을 주지 않겠다고 심통을 부리는 친구들에게는 개당 100원을 주고 사기도 했다. 윤주는 “힘들었지만 한번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할아버지를 위해 손녀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50529_29_02.jpg 한달이 지나자 주위 사람들이 윤주를 돕기 위해 움직였다. 학부형들이 학교에 음료수를 사오면 친구들은 마시고 난 깡통 뚜껑을 꼭 윤주에게 갖다줬다. 친구들,윤주네 가족,교인들,아빠 회사 동료들이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자 뚜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마침내 지난해 12월 목표로 했던 1만개를 모았다. 윤주는 “큰 비닐봉지에 모았는 데 1만개가 되니 비닐이 꽉 차더라”며 두 팔을 벌려 설명했다. 그러나 윤주가 깡통 뚜껑을 휠체어로 바꾸기 전에 생각지도 않게 휠체어가 생겼다. 외할아버지를 향한 ‘꼬마 천사’ 윤주의 사랑이 윤주가 출석하는 경기도 의왕시 부곡구세군교회(사관 이용장)를 통해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로 알려져 이 봉사회에서 휠체어를 선물한 것이다. 할아버지에게 휠체어가 생기자 윤주는 모은 뚜껑을 다른 장애인을 위해 다음카페 파란나라 사랑나눔회에 기증했다. 윤주는 “할아버지를 위해 모았는데 필요없게 됐으니 다른 사람을 위해 내놓은 것”이라며 해맑게 웃었다. 강씨는 “어린 것이 이런 일을 했다니 말로는 표현을 못하겠다”며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가족은 소중한 것이고 돈은 문제가 안된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싶냐고 묻자 윤주는 대뜸 “할아버지한테 못해 드린 걸 해드릴 것”이라며 “그동안 할아버지가 심부름을 시키면 동생한테 미뤘다”고 말했다. 그런 윤주의 꿈은 의료선교사가 되는 것이다. 사역지는 벌써 키르기스스탄으로 정했다. 윤주는 “초교 5학년 때 의술로 남을 돕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며 “아빠 친구들한테서 키르기스스탄에 못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고 거기 가서 하나님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