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김영아 칼럼니스트】발달장애인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혼자 남아 노년기를 맞이해야할 때 우리는 공통된 질문을 만납니다.
“누가 돌볼 것인가?” “어디서 살 것인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질문이긴하나 ‘부족함’ 에 기반한 질문은 답도 ‘부족함’ 으로 끝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시선을 조금 돌려보자는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당사자가 익숙한 지역사회 안에서 이미 존재하는 자원, 사람, 시간, 관계, 일상적 호의를 조금 더 수면위로 끌어올릴 수는 없을까요? 너무나 익숙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같은 이 관계망을 제도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공정하게 기록하며, 지속가능하도록 순환시키는 방식. 그 대표적인 방식으로 타임뱅크 모델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타임뱅크는 이름 그대로 ‘시간의 가치를 화폐와 동일하게’ 인정하고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내가 가진 작은 재능, 강점으로 누군가에게 1시간의 도움을 주면, 나도 그 1시간 만큼 타인에게 도움을 받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시간의 가치는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는 점입니다.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집니다. 장애든 비장애든, 나이가 많든 적든, 돈이 많든 적든 무관합니다. 타임뱅크는 동네, 마을이라는 공간 안에서 시간을 기반으로 작동하기에 전문성과도 동떨어져 있습니다. 이 점에서 발달장애인들도 동등한 참여가 가능하지요.
필자는 올해 3월이면 1년 째 매주 1회씩 타임뱅크하우스를 방문하여 주민들과 글쓰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역 내 어르신, 장애인 당사자들이 관계를 기반으로 생동하는 모습을 목전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정작 전문서비스가 채우기 어려운 빈틈들. 예를들어, 일상관리, 외출동행, 동네청소, 물건 옮기기, 외로움 채우기와 같은 관계를 기반으로 전문성 이상의 가치를 창출합니다. 발달장애인의 노후준비는 이 같은 빈틈이 모이고 쌓여 무너지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좋은 집이 있고, 먹고 살 돈이 넉넉해도 ‘관계망’ 이 없으면 노년기에는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발달장애인 노후준비의 본질에는 ‘돌봄기술과 제도’ 가 아닌 ‘돌봄 생태계 구축’ 이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다만, 중요한 핵심은 ‘발달장애인이 지역에서 돌봄을 받는다’가 아닌 ‘발달장애인도 돌븜을 하며 지역에 기여할 수 있다’ 는 프레임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타임뱅크하우스의 벽면을 가득채운 하트들. ©김영아실제 타임뱅크하우스에는 마을사람들이 채운 커다란 하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하트는 주민 기여의 상징이자 이 마을의 탄탄함을 상징하는 오브제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하트에는 발달장애인들의 손글씨도 있는데요, ‘구구단을 알려주고’ ‘바이올린을 가르쳐주며’ ‘종이접기를 알려주고’ ‘홍제천에서 줍깅하는’ 발달장애인들이 함께 살아갑니다. 그들을 도움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닌 도움줄 수 있는 존재로, 기여하는 존재로 만들어줄 때 그들은 시설이 아닌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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