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충남관악단 '희망울림' 우리 긍정한다, 고로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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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5-09 22:04 조회3,087회 댓글0건본문
[아름다운 삶/충남관악단 '희망울림']
장애인들로 구성 매년 15회 이상 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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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울림'의 연주자 윤정(왼쪽)씨와 손한국 씨. |
“장애는 아주 작은 차이만 있을 뿐이에요. 불쌍하고 도와줘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일원이죠. 차이를 인정하고 같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2005년 지금보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부족하던 때, 충남관악단 ‘희망울림’이 창단됐다. 당시 많은 이들은 장애인연주단 창단에 대해 의미가 있는 일이나 유지가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그로부터 10년, 충남관악단 ‘희망울림’은 정기연주회 외에 매년 15회 이상 연주회를 열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창단 멤버이자 충남 남부장애인복지관에서 직무지도원 역할을 하고 있는 윤경 씨는 현재 연주단에서 상임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다른 단원들에게 연주를 가르쳐주고, 또 장애를 갖고 취업을 한 이들을 상담하는 그도 물론 장애를 갖고 있다. 5살 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지만 그는 복지관에 도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봉사하러 왔다가 ‘희망울림’과 함께 하게 됐다.
윤 씨는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나보다 더 불편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이곳과 인연을 맺게 됐고, 희망울림 연주단에서 또 다른 울림을 전파하고 싶었다”며 연주단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현재 그는 연주단에서 ‘클라리넷’을 맡고 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관악기는 처음이었다. 윤 씨는 “힘들 때 음악을 크게 들으며 힘든 시기를 지냈다. 통증을 가라앉히는 약처럼 나에겐 음악이 필요했다”며 “관악기만 할 수 있어서 전혀 배운 적이 없는 클라리넷을 하게 됐는데 선생님들의 칭찬 속에 10년을 연주한 연주자가 됐다. 시간의 흔적이 합주단의 소리를 완성시켜가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연주단에는 10년 가까이 함께 한 식구이자 ‘희망울림’의 마스코트 손한국 씨도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얘기치 못한 사고로 왼쪽 몸이 마비된 그도 능동적인 삶의 목표 때문에 이곳까지 왔다.
연주단에서 튜바를 담당하고 있는 손 씨는 “교통사고로 별 의미 없는 생활을 하다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재활원에서 컴퓨터 수리를 배웠다”며 “기술을 배우고 운전을 배워 삶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을 때 연주단에 왔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부터 가졌지만 이내 ‘할 수 있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손 씨는 “연주단을 하면서 느낀 점은 선생님들과 악기를 배우면서 반복적인 것을 계속하면 아무것도 못하던 사람들도 익숙해지고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선생님들의 칭찬 속에 실력을 키웠고,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희망울림’이란 이름처럼 이들은 연주 그 자체가 희망이고, 도전이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연주를 할 때 나는 도전이지만 연주를 보는 분들은 희망을 느낀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연주를 들려줘 ‘울림’을 전달하고 싶다. 희망을 나누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금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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