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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장애인 택시기사 손용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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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3-01-22 16:04 조회5,0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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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7년 공사장서 추락 목뼈 부러져 재활후 2년간 도전끝에 직업얻어 - “처음에는 왜 세상이 나한테만 이렇게 가혹한가 원망이 들었습니다. 자살 욕구도 없지 않았지요.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곁에서 지켜봐준 누님 때문에 용기를 냈습니다. 죽음을 택할 용기로 시련을 이겨보자고….” 몸의 오른편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1급 장애인’인 손용진(37)씨가 영업용 택시 운전을 한 지 3개월이 됐다. 퇴근길에 기자는 우연히 그의 택시에 탔다. 그는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바짝 마른 오른 팔과 다리를 갖고 있다. 왼손으로만 기어와 운전 조작을 해냈다. 그는 지난 79년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전북 고창에서 중학교를 중퇴하고 무작정 상경했다. 그 뒤로 재단사 보조,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를 전전했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부인이 딸과 함께 집을 나갔다. “불행은 겹쳐 온다더니 1997년 초 경기도 남양주시 아파트 건축현장에서 철근을 세우는 작업을 하던 중에 7m 높이에서 떨어져 목뼈가 부러졌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장애인’이 된 거죠. 전신을 꼼짝도 할 수 없었던 처음 6개월간 그저 죽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2년간의 병원생활 동안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아 몸의 왼쪽 신경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퇴원한 뒤에도 그는 장애인체육관을 찾았다. 거기서 팔과 다리 근육에 힘을 붙이기 위해 러닝머신을 타고 아령을 들었다. 2001년 초부터는 직업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됐다. “사람 구실을 하려면 직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컴퓨터학원에서 인터넷을 배워보기도 했는데 쉽지 않더군요. 그때 택시운전이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2001년 3월 택시운전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일자리는 찾을 수 없었다. “우리 회사는 장애인은 고용하지 않는다” “당신이 쓸 수 있는 오토매틱차가 없다”는 등의 이유 때문에 그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1년6개월간 40여 군데에 이력서를 냈다. 그러다가 지난해 10월 마침내 운전대를 잡을 수 있었다. “매일 새벽 4시부터 꼬박 12시간을 차 안에 앉아있어요. 힘들기는 하죠. 하지만 정말 힘든 것은 택시를 타려다가 제 몸을 흘끔 보고는 얼른 다시 하차하는 승객들을 볼 때죠.” 요즘 그에겐 또 다른 소망이 하나 있다. 인터넷에 장애인 택시운전자 동아리를 만드는 것이다. 장애인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택시운전사로 근무 중인 장애인은 약 60명이다. “처음에는 저도 이 몸으로 운전이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부딪쳐보니까 되더라구요. 다른 동료 장애인들도 충분히 저처럼 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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