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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 영화속 자신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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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4-11-18 19:17 조회3,9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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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판이 마련한 영상발표회 '우리의 목소리가 보인다' "편집하기 전에는 굉장히 징그러울 줄 알았어요. TV보니까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상한다고 하는데, 진정성 면에서는 대상감 아닌가요?" 지난 1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장애여성문화공동체 끼판 주관으로 '영상워크샵 결과발표회-우리의 목소리가 보인다'가 펼쳐졌다. 끼판은 2000년부터 장애여성문화운동을 펼쳐온 곳으로 서울여성재단이 마련한 여성단체 인큐베이팅 사업에 따라 서울여성플라자에 자리잡고 있는 단체다. 이날 상영된 영화는 '4=5'와 '하루의 시선' 등 두 편. 두 편 합쳐 15분 안팎에 불과한 단편이지만, 영화를 감상한 관객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멋있다" "감동적이다"로 일관됐다. 한쪽에서는 눈물을 글썽거리는 이도 있었다. 수많은 장애인 영화들이 만들어졌지만 장애인이 직접 출연해 생생한 삶을 전달했다는 게 두 작품이 여느 영화와 다른 점이다. '4=5'는 손가락 네 개인 한 주부가 등장해 자신이 지나온 삶과 일상을 보여준 영화다. 첫 화면을 장식하는 것은 빛바랜 흑백사진들. 사진 속 사람들도 다르고 배경도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주인공이 한 손을 꼭 몸 뒤에 숨기고 있다는 점이다. "내 자신을 숨기고 살아야 되는가…사람 앞에 나서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 별거 아닌데…되게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하는데, 그래도 아닙니다. 몇 십년 동안 살아왔는데, 하루 아침에 안되잖아요." 이미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 주부의 일상은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다. 사람들과 어울려 운동하고, 집에서 청소하며, 피아노 치는 아들과 대화도 나눈다. 밀대를 잡고 춤추며 노래를 부르다가 다시 바닥을 청소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폭소를 터트린다. 비장애인 남편이 옆에서 지켜보며 말한다. "나는 장애인 부인 만난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한 적 없고 불편한 것도 없습니다. 장애인인 본인이 불편한 거지…남 의식 말고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하루의 시선'은 뇌성마비장애인인 송은일씨가 기획하고 시나리오까지 쓴 뮤직 비디오로 송은일씨가 출연한 1인극이다.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모자를 써보기도 하고 벗기도 한다. "(모자를) 벗고 보면 장애티가 많이 나는 것 같아요.…어쩔 수 없이 내 모습이구나. 그래서 남들도 다르다고 생각하는구나." 영화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도 그대로 담겼다. 행사를 기획한 장애여성문화공동체 끼판의 신은희 사무국장은 "영화 두 편에서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을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한다. 영화 상영 전에는 영상워크샵 결과 발표회를 위해 올해 5월 15일부터 펼쳐진 활동 과정 발표가 있었다. 영상워크샵이 기획된 배경은 기존 영상매체에서 장애여성이 나약하고 의존적인 이미지로 반복해서 재현되는 모습에 문제를 느꼈기 때문이다. 우선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토론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들을 뽑아 토론회를 실시했다. 이렇게 해서 선정된 영화가 <베니와 준> <안녕 유에프오> <후아유> <프리다>와 다큐멘터리 <나는 행복하다>와 <엄마…>. 끼판의 박하연 운영위원은 "장애인 영화 중에서 토론거리를 제공하는 작품, 주체적이고 긍정적으로 묘사된 영화를 골랐으며 시각장애, 청각장애 등 다양한 장애사례를 포함하려고 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 장애영화에 대한 평가에서는 일상을 너무 잘못 묘사하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시각장애 여성의 방안이 물건이 많으면서도 정돈이 잘 돼 있거나, 주인이 오히려 애완견을 끌고 다니거나, 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이 전혀 나오지 않는 <안녕 유 에프 오>, 청각장애가 있는데도 말투가 뚜렷하고 노래방에서 마이크로 자유롭게 노래 부르는 장면을 담은 <후 아 유>가 대표 사례. <후아유>에서 장애여성의 주체성이 보였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고, <프리다>에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 찢겨지고 상처 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그대로 그렸다는 점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소개됐다. 박하연 운영위원은 "TV를 보면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목욕시키는 장면이 자주 방영되는데, 그게 과연 장애인이 원하는 것인가? 장애인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소개하며, 이번 행사의 의미를 평가했다. 이번 영상발표회는 '여성 섹슈얼리티 그리고 장애여성 정체성 찾기'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 중 하나로, 영상워크샵 결과발표회가 끝난 뒤에는 영화 제작자들이 관객과 함께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영상발표회와 함께 서울여성플라자 1층에서는 어린시절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된 서양화가 문은주의 작품전시회와 작가와의 간담회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펼쳐졌다.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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