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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딛고 기자 '꿈' 이룬 노준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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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4-10-27 18:41 조회3,7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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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현장에 강한 기자가 되겠다”   올해 KBS 신입사원 공채에는 눈에 띄는 합격자가 하나 있다. 영남권 기자직에 합격한 노준철씨(24)가 그 주인공. 노씨는 신경마비로 근육이 발달하지 못해 오른팔 크기가 정상인의 절반 정도인 지체장애 3급 장애인이다. 글을 써야하는 오른팔이 불편한 노씨의 KBS 기자 합격 소식은 세간에 적잖은 화제를 뿌리고 있다. 노준철씨는 “장애요? 불편하죠. 하지만, 장애 그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뜻과 열정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며 장애를 딛고 KBS 기자에 합격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 불현듯 찾아온 '장애', 그러나 '언론'에 대한 관심의 끈 놓지 않아    중학교 때 ‘새소식을 먼저 알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으로 ‘기자’의 꿈을 키워왔다는 노준철씨. 노씨는 고2때 불의의 사고로 오른팔을 다쳐 ‘장애 때문에 기자가 되지 못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한동안 좌절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노씨는 꿈을 접지 않고 창원대 언론정보학과에 입학, 기자의 꿈을 키워나갔다. “오른팔을 다친 후에도 기자의 꿈을 버릴 수 없어 언론정보학과에 입학했지요. 그렇지만, 대학 입학 후 악수하기도 부자연스런 손으로 과연 ‘기자를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자괴감을 많이 느꼈죠”. 한때 자괴감에 괴로워하기도 했던 노씨는 대학 재학동안 다양한 언론활동으로 장애를 극복해 나갔다. “1학년 때에는 대학 신문사에서 1년간 기자로 활동했어요. 신문학회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3학년 때는 학회장도 했고, 경남 민언련에서 신문 모니터팀장으로 일하기도 했지요”.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오는 동안 노준철씨는 차츰 자괴감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학보사나, 학회, 민언련 활동을 하면서 글씨를 예쁘게 쓰지 못하더라도, 글을 쓸 수만 있으면 되는구나. 그리고 기사는 발로 쓰는 것을 알게 됐어요. 머리로 생각하고, 뜨거운 가슴으로 사물과 현상을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물론 기능적으로 손을 이용해 기사를 작성하는 데는 미진한 부분이 있었지만요”. 노씨는 워드프로세스 기준으로 1분에 300타에서 350타 정도 작성할 수 있다고 한다. 왼손은 다선손가락을 자유롭게 사용하지만, 불편한 오른손은 손가락 두 개만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더디고 불편했지만, 꾸준히 연습한 끝에 이제는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 나라 지난해 8월 대학을 졸업한 노씨는 몇몇 언론사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후 올해 3월 부산대 신문방송학 대학원에 진학한 노씨는 지난 9월 KBS 공채에 응시, 합격했다.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필기시험을 보는데 애를 많이 먹었어요. 불편한 오른손으로 8절지 8장을 채워야하는 논술시험이 특히 어려웠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쓰기는 했는데, 막상 제출하려고 보니, ‘내가 보기에도 알아보기 힘든 답안을 수천명의 답안을 읽어야 하는 심사위원들이 꼼꼼히 읽어줄까’ 싶어 지레 ‘어렵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요”. 노씨는 ‘방송이 여론을 주도하는가, 아니면 여론이 방송을 주도하는가’를 주제로 한 논술에서 ‘초기 다양한 여론들이 모여 방송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결국 그 여론을 확대재생산하는 것은 언론 매체를 통해서 이뤄진다. 거시적 관점에서 방송이 여론을 주도한다’는 요지의 답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노씨는 또 ‘땅’을 주제로 한 작문시험에서는 땅을 매개로, 농민, 지난해 FTA에 반대하며 멕시코 칸쿤에서 자살한 이경해씨, 그리고 FTA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기술했다고 한다. 노씨는 “어깨에 힘들어간 주류 엘리트와 동일시하려는 언론인이 아니라, 지식노동자의 삶을 살고 싶다”며 “외국인 노동자문제, 어려운 서민 문제 등 현장의 문제를 발로 뛰며 취재해 보도하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노씨의 채용에 관여했던 KBS 관계자는 “노준철씨는 자신에게 장애가 있다는 점을 전혀 콤플렉스로 느끼지 않았다. 당당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장애를 밝히고, 밝은 표정으로 장애를 극복해 온 과정을 밝히는 자신감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노씨는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 나라”라며 “선진국에서는 장애인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사회 활동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장애인하면 ‘사회가 보호해야 할 약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분위기도 더 많이 바뀌어야겠지만, 장애인 스스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밖으로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장애요? 뜻과 열정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과 어떤 장애라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미디어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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