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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을 딛고 일어선 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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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1-13 22:47 조회4,5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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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갈 길이 아득한데 중도에서 낙오했다고 모두 안타까워하지만 난 결코 멈추지 않으렵니다. 모두의 사랑과 채찍이 헛되지 않도록 삶의 열정을 잃지 않으렵니다."(김영갑 사진 전시회에 부치는 글 중에서) 희귀병인 루게릭병(근육이 위축되는 질환)에 걸려 투병 생활 중인 사진 작가 김영갑씨(47)의 전시회가 15일까지 서울 갤러리 전관(02-2000-9736)에서 열린다. 온 몸의 근육이 녹아내려 체중이 40kg도 나가지 않는 그는 전시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전화통화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지난 20년 동안 제주의 풍광을 담아온 사진작가 김씨. 7년째 이어지는 지리한 병마와의 싸움 속에서도 그는 아름다움의 진실을 쫓는 작가의 길을 한시도 포기한 적이 없었다. "내가 본 이어도, 1 용눈이 오름"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그에게 남겨진 시간이 길지 않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을 처연한 감상에 빠져 들게 한다. 자연 그대로의 채광과 바람과 오름 등 평화로운 제주의 모습이 인상 깊다. 어쩌면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번 전시에서 김씨는 미발표작 70여점을 선보인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그는 공고를 졸업한 후 형이 사준 카메라 한 대와 '사랑에 빠졌다'. 20년 전 제주섬의 자연과 평화로움에 반해 아예 눌러 앉았다. 사진에 미쳐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그는 "섬의 외로움과 평화를 사진에 담겠다"는 일념으로 한라산과 마라도, 바닷가와 중산간, 노인과 해녀, 오름과 바다, 들판과 구름, 억새 등을 앵글에 담았다. 가난했지만 예술인으로서 그는 행복했다. 사진으로 돈과 명성을 얻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러다 루게릭병을 얻은 것이 지난 2001년. 병마는 그를 지치고 힘겹게 했지만 희망과 의지마저 앗아가지는 못했다. 그의 예술혼을 높이 평가한 법조인과 예술인들은 "김영갑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는 후원 모임을 만들었다. 제주 두모악에 있는 그의 갤러리는 제주도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생사의 문턱에서 그가 포착한 세상의 아름다움은 또 하나의 기적일지 모른다. 그도, 그리고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도 아직 희망의 끈을 놓은 것은 아니다. 모든 치료를 거부하고 자연치유법으로 살아가는 그는 "이번 전시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믿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리렵니다"라고 말했다. [미디어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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