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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과 우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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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3-29 10:05 조회3,4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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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언어장애인 언니와 지체장애인 아버지를 둔 입장입니다. 지금 제가 20살이 되었지만, 선뜻 남에게 언니와 아버지에 입장에 대해 소개하기를 머뭇거립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닐 때 집안이 어려워 학비 면제를 받기 위해 선생님과 말을 할 때에도 왠지 선생님이 나를 보는 눈빛이 틀려지는 것 같고, 날 불쌍하게 보는 것 만 같아서 무지 싫었습니다. 그때는 내가 왜 남과 다른 입장에서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 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제 현실이 원망스럽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버지도 작은 월급이고 단기간의 일이지만 조금씩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을 보니 뿌듯하고 언니가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니면서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내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지금 제가 “저는 옛날엔 부끄러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거짓말은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제 언니와 아버지에 대해 숨기지 않고 소개할 수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가족이 부끄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저희 언니의 발음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핀잔을 준다면 저는 “당신은 지금 저희언니보다 더 못한 사람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저희언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장애인 대학이냐구요? 물론 아니오. 그렇다고 일반 대학은 아닙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대학교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보란 듯이 1등을 하는 저희 언니에 대해 저는 누구보다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주위에 잘난 사람이 있다고 한들 저희 언니보다 잘난 사람이 있겠습니까? 극중의 초원은 얼룩말을 좋아하는 청년입니다. 그 아이가 어릴 적 어떤 환경에서 자라났는지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동물 프로그램을 많이 본 듯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줄무늬가 멋진 얼룩말에 흥미를 가진 것입니다. 그 동물에 대한 설명이 나올 때는 유심히 들어서 기억했고, 그 동물이 뛰는 것을 보고 따라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어떠한 연예인이나 동경대상에 대해 모방하려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무작정 모방하는 사람과 초원이의 다른 점은 초원이는 단순한 모방이 아닌 자기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초원이 스스로가 처음부터 원해서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아니며, 어머니의 사랑이 만들어낸 결실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으로 볼 때 초원이에게 향하는 어머니의 사랑은 아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모들은 모두 자식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인 사랑은 마마보이와 같은 극단의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사랑은 하지만 의지력을 키워주기 위한 욕심의 사랑은 애정결핍이라는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것에 반해 초원이 어머니의 사랑은 진심으로 그 아이의 마음속을 바라본 사랑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정말 서로가 잘 아는 사람들은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고. 흥미롭게 보면, CF의 카피라이터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라고 까지 표현해 보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초원이 어머니의 역할입니다. 초원이 어머니에게 한 교사가 “지금 ‘말아톤’을 시키고 싶어 하는 것은 초원이가 아닌 당신의 욕심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처음엔 어머니는 많은 갈등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진정한 욕심이라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자신의 욕심을 버린다는 명목으로 초원이에게 극단적인 중지를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전이 초원이의 잠재의식 속의 욕구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건이 나쁘게 흘러 초원의 어머니가 너무나 극단적으로 ‘말아톤’ 하기를 반대하게 되었다면 초원이는 다시 무능한 아이가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판단이 초원이를 다시 한번 막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살며시 손을 놓아주었고, 초원이가 완주하였을 때 따뜻하게 안아준 것은 더욱 큰사랑을 초원이에게 느끼게 해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초원이가 ‘말아톤’으로 자신을 개발하고 다른 비장애인과 겨루어도 손색이 없는 아이로 만들어질 때의 마지막 골인점은 저희 언니를 연상케 하였고, 저희 아버지를 연상케 하였습니다. 모든 장애인 분들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모든 장애인 여러분 어깨를 핍시다! 아자!   [에이블 뉴스 기획특집 '미디어와 장애인'  원고공모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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