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와 닿은 `가짜 대학생`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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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4-15 09:45 조회4,056회 댓글0건본문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환갑이 되어서도 꼼꼼히 받아쓰기를 하며 한글을 배우는 할머니들이 있는가하면 뒤늦게 박사과정을 밟는 이들도 있다. 일부 사람들에게 배움에 대한 욕구는 못 믿을 만큼 강하다.
이와 관련, 14일 방송된 SBS의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선 아주 특이한 `학생` 한 명이 소개됐다. 학생증이나 학적 없이 대학을 다니며 세상을 배우는 한 가짜 대학생의 사연이 바로 그것. 학생의 이름은 노봉찬. 올해 28살인 노군은 벌써 10년째 군산에 있는 한 대학을 다니고 있다.
"저희는 그냥 형님이라고 불러요"
방송에서 재학생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해당 대학에선 노군을 모르면 간첩이었다. 노군은 여느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공부하고 있었고, 복도를 다니면 후배들의 인사를 받는다.
하지만 노군에겐 `레포트`가 없다. 그냥 듣고싶은 수업에 들어가고 나오고 싶으면 아무 때나 나온다. 사실 그는 정식 학생이 아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학교행사에 열중이며, 출석도 꼬박꼬박 한다.
이 대목에서 노군의 비밀이 드러난다. 정신지체 3급의 다운 증후군 환자인 것. 이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노군 어머니의 말.
"중, 고등학교를 특수학교에 다녔어요. 그때는 조롱도 많이 당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노군은 갑자기 대학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 지 벌써 10년째.
만년 대학생인 노군은 대학을 다니면서 비로소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띄기 시작했다. 그동안 노군을 쭉 지켜온 한 교직원은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 말도 버벅거리곤 했는데"라고 방송을 통해 말했다.
교수들 역시 노군이 수업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교수들 사이에선 명예학생이다"며 청강을 허락했다. 노군 또한 교수님들에겐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일어나 인사할 정도로 예의를 갖추었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궁금한 점. 노군은 과연 대학을 다니며 뭘 공부할까. 노군의 전공은 `나홀로 댄스과`였다. 홀로 대학 캠퍼스 위에서 열심히 가수들의 댄스를 연구하고 있는 것.
또한 방송을 보면, 도서관 책상에 웅크려 열심히 필기하고 있는 노트엔 연예인들의 이름이 있었다. 그는 유달리 춤을 좋아해 어디서든 춤 이야기가 나오면 즉석에서 몸을 흔들었다. 정신연령이 7살짜리 아이수준인 노군에겐 대학은 말 그대로 거대한 춤판이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참 가슴에 와닿고 저도 더욱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hong5801)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학교 측에서 명예학생증이라도 마련줘야 하지 않느냐"는 `건의`도 있었다.
만년 대학생 노봉찬군을 다룬 이날 방송은 보는 이들에게 많은 점을 던져줬다. 그 게 뭔지는 직접 확인하는 게 나을 듯. 노군의 좌충우돌 대학생활은 다음 주에도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를 통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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