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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장애인 극단 ‘휠’…“장애에도 열린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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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6-04 09:19 조회3,9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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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602_21_01.jpg 지난달 31일 저녁 서울 사당동 한 골목길 모퉁이의 간판없는 건물 지하1층. 손자국으로 얼룩진 거울로 둘러싸인 30여평 공간에서 발음이 불명확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목청을 돋우거나 힘겹게 움직이며 연극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자신을 쫓아내는 교사를 향해 “나도 할 수 있다”고 대사를 외치는 한석준(24·뇌성마비 1급)씨의 얼굴와 목줄기는 이미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장애인 13명과 비장애인 7명으로 이뤄진 국내 유일의 장애인 극단 ‘휠’은 4일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에 여념이 없었다. 첫 전투를 앞둔 신병처럼 단원들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2001년 창단후 2년 뒤 첫 공연을 하고 지난해 두번째 공연을 했지만 외부 기관의 후원을 받은 순회공연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준비한 연극은 ‘선택’. 30년동안 장애인을 태운 휠체어가 자신을 거쳐간 5명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과 상처를 투영해 내는 작품이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난 학생,부모에게 버림받은 소녀,화장실 이용조차 힘든 장애인 청년 등이 등장한다. 단원들은 3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4∼5차례씩 지하철이 끊기기 직전까지 맹연습을 해왔다. 이들에겐 연극 연습과 공연 과정 하나하나가 도전이다. 장애인콜택시가 늦어 연습이 지연되기도 하고,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한 구간을 휠체어로 이동할 때도 있다. 연습실도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녀야 했다. 처음에는 서울 효창동의 한 회관 식당을 사용했지만 다른 사무실에서 시끄럽다고 해 옥상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번엔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사당동의 지하실로 옮겼다. 이곳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따로 없어 인근 교회를 이용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과 장애를 이기기 위해 서로에게 눈과 손발이 돼주다 보니 단원들은 피붙이보다 더 살가워졌다. 최근 극단장 송정아(33·여·뇌병변 2급)씨는 단원 김득규(27·뇌병변 3급)씨와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극단 휠의 창단자이기도 한 송씨는 원래 외부인과 눈인사조차 나누기를 겁내 삼육학교 졸업 후 7년동안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그러나 1999년 교회 연극 출연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은 송씨는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 바퀴를 뜻하는 휠을 창립해 단장을 맡았고,3여년만에 연극배우와 장애인 활동가까지 1인 3역을 하는 장애인 연극의 대모가 됐다. 그는 “순회공연에다 정기공연 준비까지 해야 돼 몹시 힘들다”며 “하지만 내가 연극을 통해 세상으로 나가는 문을 열수 있었듯이 다른 장애인과 비장애인도 우리 연극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택은 4일 동대문청소년수련관을 시작으로 서울과 인천에서 5차례 무료로 공연된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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