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인 상습적 성폭력에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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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7-11 13:24 조회3,400회 댓글0건본문
가해자 대부분이 이웃, 선·후배 등 ‘아는 사람’
저항력 약해 강간, 임신 등 극단적 피해 많아
OO실업에서 1년째 일하고 있는 정신지체3급 여성 김(22)씨. 어느 날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중년의 비장애 남성이 다가오더니 “오래전부터 너를 지켜봐왔다. 오늘 나와 바람 쐬러 가자”고 김씨에게 아는 척을 했다. 김씨는 이 남성의 차를 타고 서해안 바닷가로 가서 술을 마신 후, 여관으로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한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여성 이씨. 이씨는 주로 야간취침시간에 시설의 사무장과 한 생활교사에게 강당, 화장실 등으로 불려나가 수시로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
26세의 정신지체2급 여성장애인 최씨의 가족은 알콜중독자인 아버지와 정신지체장애를 가진 어머니, 언니 네 식구이다. 모친이 가출하자 최씨와 언니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한테 구타와 성폭력을 당하며 지금까지 한 집에서 살고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발달장애아동(8)은 교사에게 화장실로 불려가 음부를 만지거나 성기를 부비는 등의 방법으로 성추행을 수차례 당했다.
이는 지난 7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한국정신지체인애호협회 주최로 열린 ‘고충상담 전담요원교육’에 참가한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신희원 소장이 밝힌 여성장애인 성폭력 상담사례이다.
이 같은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주로 정신지체장애인이 많고, 가해자는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실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서 진행된 상담 통계를 보면 총 302명의 성폭력 상담자 중 68%인 205명이 정신지체장애인이었고, 5%인 15명이 정신장애인이었다. 이외에 지체장애인 27명(9%), 뇌병변장애인 20명(7%), 청각장애인 17명(6%), 시각장애인 10명(3%), 중복 8명(2%)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신희원 소장은 “정신지체여성장애인들은 자기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미 성폭력을 당하고 있었으며 ‘성폭력’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들은 때로 웃으며(창피해하며) 엄마에게, 교회목사에게, 학교 교사에게 ‘나. 아빠 친구랑 연애해요. 세탁소 아저씨하고 연애해요. 노인정 할아버지하고도 해요’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성폭력 가해자는 총 302명 중 이웃이 전체의 40%인 120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모르는 사람이 66명으로 많았으며, 근친 26명, 동급생·선후배 22명, 미파악 19명, 시설종사자 10명, 교사·강사 1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신 소장은 “이동, 교육, 취업, 결혼,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기회가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여성장애인은 주변인이 가해자인 경우가 매우 많다”며 “가해자가 피해자의 상황을 잘 알고 있어 1~2회에서 끝나기보다 수회, 수십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당한다”고 설명했다.
성폭력 사건 유형별로 보면 강간이 268건으로 89%에 달했으며, 성추행이 30건, 성희롱이 4건으로 나타났다. 신 소장은 “여성장애인은 물리적 폭력 앞에 저항력이 약할 수밖에 없어 강간, 임신과 같은 극단적인 피해를 많이 당한다”고 설명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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