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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쳐 보니 장애인 고통 알 것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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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9-21 09:04 조회3,1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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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영웅'이 장애인용 의류 전문회사를 아시아에서 최초로 차렸다. 유피토의 설익수(薛益洙.30.부산시 부산진구 전포2동) 씨가 주인공이다. 설씨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2002년 '아시아의 20대 영웅'으로 선정한 인물이다. 설씨는 그 해 4월 경남 김해시에 추락한 중국 민항기에 탑승했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뒤 부상한 몸으로 승객 20여 명을 대피시키고 119에 항공기 추락 장소를 알려 많은 생명을 구했다. 한국인 최초로 타임지 선정 아시아의 영웅이 된 설씨는 당시 국무총리상.부산시장상 등 상 5개를 연거푸 받는 명예는 누렸지만 이후 1년 반이나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사고 당시 그는 온 몸에 멍이 들고 눈 부위가 찢어지는 중상을 입은데다 한동안 사망자들의 모습이 뇌리를 떠나지 않아 수면제 10알을 먹어야 잠들 만큼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1년여의 입원 기간 동안 그는 '장애인'이 되어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 설씨의 아버지(56) 역시 오토바이 사고로 왼쪽 팔을 잃은 장애인. 아버지 사고 당시 여섯 살짜리 꼬마였던 설씨는 과학자가 돼 팔.다리가 새로 자라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다짐도 했었다. "내가 다쳐 보니 장애인의 고통을 알 것 같았습니다." 퇴원 직전에 옷이라는 아이템을 생각해냈다. 아버지같은 장애인들이 주변 사람들의 도움없이 스스로 옷을 입을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었다. 퇴원 직후부터 독학으로 봉제 기술을 익혔다. 디자인과 무역 실무를 배우고 인터넷 쇼핑몰도 연구했다. 설씨의 아버지는 "장애인용 옷를 구입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누군가는 해야할 일' 이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지난 3월 장애인용 의류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엔 이 분야 전문회사들이 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전무했다. 설씨는 오퍼상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타임지 기사 등을 보여주며 사업을 펼쳐 나갔다. 7월 유피토는 인터넷 쇼핑몰을 열고 자사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휠체어 장애인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바지였다. 최근에는 외국 바이어들의 상담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과학자는 되지 못했지만 어릴 적 꿈을 반쯤은 이뤘어요. 아버지도 대견해 하십니다." 설씨는 아프리카어 사전을 뒤져 남극성을 뜻하는 유피토로 회사 이름을 정했다. 육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실제 존재하는 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꼭 그런 처지란 생각에서다. 그는 회사의 손익구조에 대해 "아직은 개발비 등이 계속 들어가는 단계"라며 "국내 100만 지체장애인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회사를 키워 많은 장애인을 기능직과 사무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이 설씨의 꿈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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