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로 만든 청각장애인 운전면허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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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4-19 08:40 조회3,157회 댓글0건본문
<대구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 제작해 보급중>
운전 면허를 따려면 먼저 이론 시험에 합격하고 실기 시험을 치뤄야 한다. 일반인들은 이론 시험이 더 쉽다고 생각들하고 있지만, 청각 장애인들은 그렇지 않다. 수화로 의사 소통을 하는 그들에겐 운전 면허 교습용 교재의 내용을 글로만 봐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 이순영 팀장은 “청각 장애인들이 글을 배우는 방식이 일반인들과는 다르다는 걸 일반인들이 잘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일반인들은 어머니로부터 말을 배우고 글을 배우는 방식이지만, 청각 장애인들은 수화를 배우고 글을 배우기 때문에 글은 알아도 정작 뜻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또, 수화의 문법 체계 등이 한글과 완전히 다르고 사용되는 단어도 한정되다 보니 한자말 등은 수화로는 뜻이 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각 장애인들의 면허 시험 합격률은 일반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지난 2002년 청각장애인 운전면허시험 응시자 3천946명 가운데 합격자는 660명으로, 합격률은 17%에 불과했다. 비장애인의 평균 합격률 60%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대구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에서 1년 넘게 운전 면허 시험을 준비해 오고 있는 박현경씨는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도 너무 어렵고 해서 1년 전부터 운전 면허를 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론 시험에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론 강의 교재만 봐서는 도저히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복지관에서 운전 면허 강사의 강의를 수화로 통역을 해 보기도 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운전 면허 시험 관련 단어 대부분이 수화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은 한자 단어였기 때문이다.
이순영 팀장은 "일반 운전 강사의 강의를 수화로 통역하는 방식으로 복지관에서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운전 면허 시험반을 운영해 봤는데 합격률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운전 면허 교재에 나오는 각종 단어가 수화에는 없는 한자 투성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청각 장애인용 전문 운전 면허 교재가 탄생했다.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청각 장애인용 운전면허 교재는 대구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이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1년여 동안 애쓴 끝에 만들어 졌다.
비디오와 디브디로 제작된 교재는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수화로 만들어졌고 자막과 소리도 입혀졌다. 교재 제작에 참여한 이순영 팀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을 받아 1년여 동안 노력한 끝에 교재가 탄생하게 됐는데 새로 만든 교재는 운전 강의 내용을 수화로 완벽하게 전달하고 있고 밑에는 자막 처리도 돼 있다. 또, 난청 장애인들을 위해 소리도 입혔다"고 밝혔다.
지난 달부터는 새로 만든 교재로 강의도 시작됐다. 강의를 본 청각 장애인들은 기존 강의 보다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됐다며 반긴다. 청각장애인 박현경씨는 “전에 일반 교재로 공부하던 것 보다는 이해가 너무 쉬워 이번에는 합격할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화로 단어 하나 하나를 설명돼 있기 때문이다.
새로 만들어진 교재는 대구 경북지역 25곳 복지관에 배포됐고 전국 각지에서도 보급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대구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은 앞으로 이 교재가 널리 보급돼 청각 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면허 시험을 딸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이순영 팀장은 “새 교재를 이용해 우리 청각장애인들이 많이 합격하기를 바라고 이 교재에서 사용된 수화 단어가 청각 장애인용 시험교재에도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아무도 생각치 못했던 청각 장애인용 운전면허교재 청각장애인들이 세상으로 한발짝 더 다가서게 하는 희망의 징검다리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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