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언택트 시대가 낳은 차별, 장애인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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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재 작성일20-08-18 08:38 조회1,122회 댓글0건본문
언택트 시대가 낳은 차별, 장애인 ‘눈물’
무인매장 편의·모바일 접근 엉망, 학습권 침해
“정보접근권 보장” 디지털 포용정책 추진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8-14 17:01:1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일상의 모든 것이 멈추었다. 학교도, 복지관도, 회사도 잠시 멈춤 후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을 때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무인 비대면 기계가 눈에 띄게 많아졌고, 드라이브스루 방식이 도처에 적용돼 사람을 만나는 일이 드물어졌다. 집 밖을 나가는 대신 온라인 쇼핑, 모바일 앱을 활용한 주문‧결제가 늘어났고, 등교도 온라인으로 대신했다.
그러나 비대면, 온라인을 통해 만난 세상은 장애인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줬다. 장애인이 손 댈 수 없는 높이, 인식할 수 없는 정보 등 혼자서는 도저히 접근하기 어려운 장벽이기 때문이다.
언택트(Untact) 사회가 낳은 새로운 차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최근 발간한 정책리포트 ‘소외감 커지는 언택트 시대의 장애인’을 통해 언택트 시대에서의 장애인 어려움과 방안을 소개한다.
그러나 비대면, 온라인을 통해 만난 세상은 장애인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줬다. 장애인이 손 댈 수 없는 높이, 인식할 수 없는 정보 등 혼자서는 도저히 접근하기 어려운 장벽이기 때문이다.
언택트(Untact) 사회가 낳은 새로운 차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최근 발간한 정책리포트 ‘소외감 커지는 언택트 시대의 장애인’을 통해 언택트 시대에서의 장애인 어려움과 방안을 소개한다.
■장애인 언택트 진입, 가로 막는 장벽
먼저 온‧오프라인 모두 엉망인 ‘물리적 접근성’을 꼽을 수 있다. 장애인 편의기준이 없는 무인매장에 시각장애인이 진입하는 순간 매장의 구조나 진열된 상품의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고, 제품이나 영역별 음성안내나 점자표시가 되어 있지 않으면 이용이 불가하다.
장애유형별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무인매장의 규모나, 무인매장에서 고려돼야 할 장애인에 대한 편의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셀프 계산대 설계나 구입시 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해야할 법적근거가 미비한 현실이다.
또 ATM과 같은 금융자동화기기, 공항, 철도, 지하철 등에서 사용되는 키오스크에 장애인 및 고령자에 접근성을 고려해야 하는 법이 시행됐지만, 이미 이전에 설치된 키오스크가 존재하며, 국가 및 지자체, 공공기관 등 공공분야에만 적용된다.
2011년 9월 정부는 공공부문 세계 최초로 모바일 앱 접근성 지침을 마련했지만, 의무적용 대상이 공공에만 한정되고, 민간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약자를 대하는 윤리 등 자발적 선의에 기대야 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웹 접근성 또한 1000개 웹사이트 중 장애인 접근성이 우수한 곳은 고작 5%에 그친 현실.
이로 인해 시각장애인은 긴급재난지원금도 혼자 신청하기 어려웠고 배달앱을 통해 저녁식사를 주문하기까지 무려 2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개발한 전자출입명부 애플리케이션은 바코드 생성, 확인, 이용 면에서 시각장애인 혼자 사용이 불가하다.
접근 가능한 콘텐츠 부족으로 온라인 교육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EBS의 경우 장애인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2주 단기 라이브 특강으로 자막 영상을 제공했지만, 과목이 한정적이고 강좌 수도 적었다. 수어학습자료는 ‘평생 교육’ 강좌에만 있었다.
국립특수교육원 ‘장애학생 온라인 학습방’에는 장애학생 수준에 맞는 학습자료를 활용하기 어려웠고, 교사와 학생 간 쌍방향 소통 강의를 진행할 경우, 장애학생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강의 전달은 장애학생의 학습권을 크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장애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비장애인의 4분의 3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다. 장애인은 IT 기계 접근 및 ICT 기술에 대한 경험 부족, 사회경제적 요인 등에 따라 언택트 사회 진입에 어려움을 경험한다.
■장애인 정보접근권 보장, 해외사례
미국은 장애인차별금지법(ADA)에 키오스크 접근성 디자인에 대한 표준이 마련돼 있다. 설치장소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하고 있으며, 기기 입력 버튼을 누르는 힘을 최대 5파운드로 제한하고, 1m 높이에서 기기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기능별로 세밀한 표준이 마련돼 있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 점자 안내, 스크린 등 세세한 부분까지 명시돼 있다.
항공기 접근 보장법(ACAA)은 항공사의 무인단말기에 대한 세부적인 표준을 제공하고 있다. 상세한 기술 표준과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업체들이 무인단말기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법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 재활법 508조 공공 우선구매 제도에는 정보나 서비스 이용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할 수 있도록 접근성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기업이 가격 문제로 접근성 디자인을 미준수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스페인의 스타트업 “Navulens”은 인공지능으로 공간을 감지하는 QR코드 개발했다.
사용자가 QR코드 근처에서 손을 들면 QR코드와 휴대폰과의 거리를 인식해 음성으로 최대한 QR코드와 접근할 수 있도록 위치를 안내해주고, QR코드 인식 시 효과음이 나서 시각장애인이 알아차릴 수 있다. 버스정류장, 버스, 지하철 등에 QR코드를 시범 설치해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스타트업 “Horus Technology”는 시각장애인용 웨어러블 기기 “호루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구글 글라스 형태의 안면인식이 가능한 영상장비로,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동료의 얼굴을 찾아 음성으로 알려주고, 사물과의 거리를 인식해 가까이 있는 장애물을 피해 다닐 수 있도록 음성으로 안내해주는 장치이다.
■‘정보접근권’ 기본권으로 인정, 디지털 포용정책 필요
이제 장애인이 소외되지 않는 언택트 시대를 위한 우리나라가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
우리나라가 지능정보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 해결 과제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롯해 인천전략에서 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은 우선순위에 밀려 기본적인 접근성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 정보약자들의 정보접근권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개헌과제 및 부처별 중‧장기 계획에 포함시켜 정보약자의 디지털 포용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와 정보통신 제조업자의 부담이 장애인의 정보접근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 설계단계부터 장애인 정보접근성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도록 지능정보화기본법 강화가 필요하다.
국가 및 지자체는 각 산업영역의 기술 개발 및 서비스 도입 초기 단계부터 장애유형별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는 표준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선제적인 법제화가 필요하다.
그 외에도 비대면 공백 해결 위한 신기술 적극 활용, 멘토를 통한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강화 등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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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오프라인 모두 엉망인 ‘물리적 접근성’을 꼽을 수 있다. 장애인 편의기준이 없는 무인매장에 시각장애인이 진입하는 순간 매장의 구조나 진열된 상품의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고, 제품이나 영역별 음성안내나 점자표시가 되어 있지 않으면 이용이 불가하다.
장애유형별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무인매장의 규모나, 무인매장에서 고려돼야 할 장애인에 대한 편의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셀프 계산대 설계나 구입시 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해야할 법적근거가 미비한 현실이다.
또 ATM과 같은 금융자동화기기, 공항, 철도, 지하철 등에서 사용되는 키오스크에 장애인 및 고령자에 접근성을 고려해야 하는 법이 시행됐지만, 이미 이전에 설치된 키오스크가 존재하며, 국가 및 지자체, 공공기관 등 공공분야에만 적용된다.
2011년 9월 정부는 공공부문 세계 최초로 모바일 앱 접근성 지침을 마련했지만, 의무적용 대상이 공공에만 한정되고, 민간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약자를 대하는 윤리 등 자발적 선의에 기대야 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웹 접근성 또한 1000개 웹사이트 중 장애인 접근성이 우수한 곳은 고작 5%에 그친 현실.
이로 인해 시각장애인은 긴급재난지원금도 혼자 신청하기 어려웠고 배달앱을 통해 저녁식사를 주문하기까지 무려 2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개발한 전자출입명부 애플리케이션은 바코드 생성, 확인, 이용 면에서 시각장애인 혼자 사용이 불가하다.
접근 가능한 콘텐츠 부족으로 온라인 교육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EBS의 경우 장애인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2주 단기 라이브 특강으로 자막 영상을 제공했지만, 과목이 한정적이고 강좌 수도 적었다. 수어학습자료는 ‘평생 교육’ 강좌에만 있었다.
국립특수교육원 ‘장애학생 온라인 학습방’에는 장애학생 수준에 맞는 학습자료를 활용하기 어려웠고, 교사와 학생 간 쌍방향 소통 강의를 진행할 경우, 장애학생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강의 전달은 장애학생의 학습권을 크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장애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비장애인의 4분의 3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다. 장애인은 IT 기계 접근 및 ICT 기술에 대한 경험 부족, 사회경제적 요인 등에 따라 언택트 사회 진입에 어려움을 경험한다.
■장애인 정보접근권 보장, 해외사례
미국은 장애인차별금지법(ADA)에 키오스크 접근성 디자인에 대한 표준이 마련돼 있다. 설치장소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하고 있으며, 기기 입력 버튼을 누르는 힘을 최대 5파운드로 제한하고, 1m 높이에서 기기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기능별로 세밀한 표준이 마련돼 있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 점자 안내, 스크린 등 세세한 부분까지 명시돼 있다.
항공기 접근 보장법(ACAA)은 항공사의 무인단말기에 대한 세부적인 표준을 제공하고 있다. 상세한 기술 표준과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업체들이 무인단말기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법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 재활법 508조 공공 우선구매 제도에는 정보나 서비스 이용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할 수 있도록 접근성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기업이 가격 문제로 접근성 디자인을 미준수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스페인의 스타트업 “Navulens”은 인공지능으로 공간을 감지하는 QR코드 개발했다.
사용자가 QR코드 근처에서 손을 들면 QR코드와 휴대폰과의 거리를 인식해 음성으로 최대한 QR코드와 접근할 수 있도록 위치를 안내해주고, QR코드 인식 시 효과음이 나서 시각장애인이 알아차릴 수 있다. 버스정류장, 버스, 지하철 등에 QR코드를 시범 설치해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스타트업 “Horus Technology”는 시각장애인용 웨어러블 기기 “호루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구글 글라스 형태의 안면인식이 가능한 영상장비로,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동료의 얼굴을 찾아 음성으로 알려주고, 사물과의 거리를 인식해 가까이 있는 장애물을 피해 다닐 수 있도록 음성으로 안내해주는 장치이다.
■‘정보접근권’ 기본권으로 인정, 디지털 포용정책 필요
이제 장애인이 소외되지 않는 언택트 시대를 위한 우리나라가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
우리나라가 지능정보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 해결 과제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롯해 인천전략에서 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은 우선순위에 밀려 기본적인 접근성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 정보약자들의 정보접근권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개헌과제 및 부처별 중‧장기 계획에 포함시켜 정보약자의 디지털 포용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와 정보통신 제조업자의 부담이 장애인의 정보접근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 설계단계부터 장애인 정보접근성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도록 지능정보화기본법 강화가 필요하다.
국가 및 지자체는 각 산업영역의 기술 개발 및 서비스 도입 초기 단계부터 장애유형별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는 표준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선제적인 법제화가 필요하다.
그 외에도 비대면 공백 해결 위한 신기술 적극 활용, 멘토를 통한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강화 등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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