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준 장애인구 중 만 65세 이상의 고령장애인은 53.9%로 이미 초고령화에 진입했다. 하지만 장애인은 노인이 되면서 노인정책에 편입됨에도 노인정책에 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이 없어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사회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여가 및 문화 활동은 매우 중요한 요인임에도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우선순위에서 제외되고 있으며, 장애노인들은 경로당·노인복지관·요양시설·요양병원 등 노인을 위한 서비스를 편의시설 미설치와 장애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이유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이 최근 발간한 장애인정책리포트 ‘인생경력 65플러스, 장애와 함께 유쾌하게 살아가기’에서는 ‘장애노인동아리 지원사업’에 참여한 18개 단체 및 복지관의 사례와 그 효과를 소개하고 있다.
비장애인 중심 노인 서비스에 갈 곳 없는 장애노인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장애인구 현황에 따르면 만65세 이상 장애인은 53.9%로 나타났다. 인구의 20%가 만 65세 이상일 때 초고령 사회라고 하는데 장애인구는 이미 초고령 사회로 넘어선지 오래됐다.
고령장애인은 장애와 노인 이중고를 겪고 있어 더욱 세밀한 지원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특히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수립되는 제6차 장애인 정책종합계획(2023~2027)에 고령화에 대한 문제는 제기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고령장애인 정책이 제시되지 않았다.
장애인의 여가 활동에 상황도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장애인정책은 발달장애인과 중증 독거장애인의 돌봄 정책이 대부분으로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권 안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직한 장애인들은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된 노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갈 곳이 없다.
경로당, 노인복지관, 요양시설, 요양병원 등 노인을 위한 서비스들은 있으나 편의시설 미설치, 장애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프로그램 등으로 장애인들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가 및 문화 활동은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우선순위에서 제외되지만, 사회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여가 및 문화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한국장총은 장애노인의 사회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장애노인 동아리 지원사업’을 추진해 동아리 18개 팀, 236명을 선정하고 여행·스포츠·음악·미술·사진·디지털·작가·봉사활동 등 사회참여 활동하는 동아리를 지원했다.
여행·스포츠·음악·미술·사진 등 다양한 ‘장애노인 동아리’ 활동
먼저 성모자애복지관은 ‘성모찌져스’ 동아리 참여자 10명을 구성해 운영했다. 건강증진을 위한 맞춤 요가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소통과 공감을 통한 동아리 활동을 시행했다.
안양시관악장애인종합복지관은 ‘포커스안양, 함께 떠나는 안양9(구)경’ 동아리 참여자 10명을 구성, 지역사회 내 다양한 사진 촬영 기회를 제공하고 SNS 활용 방안과 포토북 제작과 사진전시회를 개최해 지역 내 사회참여를 유도했다.
음성군장애인복지관은 ‘빵빵한 하루’ 동아리 참여자 10명을 구성해 제빵 기술을 배우며 사회관계를 활성화하고 재능 기부를 통해 사회에 기여했다. 자조모임, 레터링 케이크를 만들어 전달, 쿠키 100개를 만들어 지역 상인 및 주민에게 기부하는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경남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산청군지회는 ‘시각장애인 수영동아리’를 결성해 12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체육활동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신체 능력향상, 공동체 의식, 개인 발달 촉진 등 건강한 생활문화를 조성했다. 또한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슐런동아리’ 모임을 통해 신체활동 및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건전한 여가 선용을 도모했다.
인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어디까지 먹어봤니? 식도락 여행’ 동아리로 독거장애인 어르신들과 맛집탐방을 통해 정서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식당 내 장애인 편의시설을 직접 조사해 지도를 제작하고 전시했다. 서구 장애인복지관은 ‘리뷰시니어스, 줄게 My Galaxy’ 동아리 관광지 리뷰 활동을 통해 장애 노인의 편의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활성화하고 사회참여를 촉진했다.
사회활동에 참여한 장애노인의 긍정적 정서 변화
장애노인 동아리 지원사업을 통해 장애 노인의 삶의 질과 정서적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 프로그램 참여 전·후 ‘정서적 및 사회적 고립 척도’를 측정한 결과 전체적으로 10.2%p가 향상됐다.
특히 타인과의 유대감과 관련된 지표들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나는 오늘 다른 이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라는 지표는 사전·사후 변화가 10%p 상승했고 사전에는 사회적 관계망 부재와 외로움 등 정서적 심리상태가 낮았으나, 동아리 활동에 참여해 고립감과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또한 자신의 장애유형 이외에는 다른 장애를 이해하지 못했던 당사자들은 프로그램을 함께 참여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사소한 다툼이 사라지고 협동심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애인정책리포트는 “결국 장애노인의 사회활동 참여를 바탕으로 정서적 영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며 사회적 고립을 낮춰주며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체험 및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활동지원사가 함께 참여해야 하기에 예산 배정시 참가자 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활동지원사나 보조 인력들의 예산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사업 종료 후 담당자들은 참여 대상자 나이를 만 55세 이상으로 개선하고 기간이 늘어나길 요구했으며 외부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며, “정부는 ‘노인복지법’에 근거해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지역 노인복지관과 주민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런 프로그램에 장애인 참여 비율을 강제적으로 포함시킨다면 장애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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