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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공부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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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4-07-10 19:32 조회3,9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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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교육권연대, “더 이상 장애인을 방치해 둘 수 없다”며 단식 농성   자폐증을 앓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 강(12)군이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 배정받은 교실은 창고 옆에 붙어있는 일반 교실 반만한 쪽방이었다. 강군의 어머니 김경애(40)씨는 몸도 불편한 아이가 쪽방에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이후 김씨는 학교를 상대로 투쟁을 벌여 교실도 얻어냈다. 특수학급도 두 개로 늘었다. 장애아를 자녀로 둔 부모에게 교육의 어려움을 말해달라고 하면 우선 한숨부터 내쉰다. “너무 많아 무엇부터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장애인 교육 환경은 열악한 수준이다. 2000년 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장애인의 52.3% 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교육 밖에 받지 못했으며, 학령기(3세-17세)의 장애인 24만 명 중 약 75%가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정이나 시설에 방치 되고 있었다. 장애인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장애인과 장애학생의 부모들이 장애인 교육권 확보에 나섰다. 장애인교육권연대는 5일부터 장애인 교육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국가인권위원회 7층 인권상담센터를 점거하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행사에 참석한 장애인 및 장애학생 학부모 등 50여명은 ‘더 이상 장애인들이 교육 현장에서 쫓겨나지 않고,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0일 현재까지 6일째 단식 투쟁 중인 장애인교육권연대 집행위원장 도경만씨는 “정부에 수십 차례 이상 장애인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며 “더 이상 장애인들을 방치해 둘 수 없다는 절박함에 단식투쟁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장애아 가구의 84.8% “사교육 받고 있다” 발달장애 2급으로 일반초등학교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고있는 강(12)군은 학교를 다니며 동시에 언어치료, 미술치료 등을 사설기관에서 따로 받고 있다. 학교에 특수교사가 있지만 기본적인 생활교육만 받을 뿐 전문적인 치료교육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강군의 어머니 김경애(40)씨는 “치료교육에 한 달 80만원 정도가 들고 유치원에 다닐 때는 100만원도 넘게 들었다” 며 “장애아 교육은 주로 치료교육의 형태로 이뤄지는데 이를 담당할 공교육 기관도 없고 의료보험 적용도 안돼 부담은 고스란히 부모의 몫” 이라고 말했다. 2004년 6월 장애인교육권연대가 취학 전부터 고등학교까지 장애인자녀를 둔 부모 2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가구 중 84.8%가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특히 취학 전 아동은 100%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돈은 30만원 미만은 37.9%에 불과했으며 30만원이상 90만원 미만은 54.8%, 90만원 이상을 쓰는 가구도 7.3%를 차지했다. 이들이 받고 있는 사교육은 주로 언어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으로 치료교육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이 사교육비를 시키는 이유로는 79.7%가 “공교육기관이 부족해서”라고 답했다.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 많아 도중에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어떻게 하나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살고 있는 강동구에는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가 없어 송파구에 있는 학교를 다녀야 합니다. 송파구로 장애학생이 많이 몰리면 경기도 성남으로 배치되는 경우도 있어요.” 정신지체 1급으로 일반중학교 특수학급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유모군의 어머니인 박문희(48)씨는 벌써부터 고등학교 진학을 걱정하고 있다. 초등학교는 그나마 특수학급이 설치된 곳이 많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 수가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통학거리가 너무 멀면 학교를 다니는 것 자체가 너무 힘이 들어 학업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지난 6월 장애인교육연대가 발표한 ‘서울 지역 교육청 및 지역구에 따른 특수학급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 각 구에 특수학급이 설치된 초등학교 수는 평균적으로 11.68개였다. 상급학교로 갈수록 그 수는 줄어들어 중 특수학급이 설치된 중학교 수는 4.92개, 고등학교는 0.96개로 나타났다. 서대문구, 은평구, 용산구, 종로구, 강북구, 성북구, 광진구, 구로구, 관악구, 동작구, 서초구, 강동구에는 특수학급이 있는 고등학교가 단 한 곳도 없다. ♣ “수련회에 가려면 ‘다쳐도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 써야”    장애학생들은 수련회 등 현장학습에 참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의 학교는 장애학생을 수련회에 데리고 가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기 때문에 장애학생 부모는 자녀를 수련회에 보내기 위해 “수련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에 대해 학교측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해야 한다. 수련회 교육을 담당하는 업체들도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아 장애학생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쉽지않다. 강군과 어머니 김경애씨도 아들을 수련회에 보내기 위해 한바탕 소동을 벌인 기억이 있다. 김씨는 “아들을 수련회에 보내기 위해 각서를 써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났지만 아이가 너무 가고 싶어해 어쩔 수 없이 써주었다”고 말했다. 각서를 쓴 이후에도 아들을 수련회에 보내기 위한 투쟁이 계속됐다. 김씨는 수련회 출발 전 학교장을 만나 청소년수련업체에 장애학생을 맡을 인력을 배치해 줄 것을 요구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 당했다. 학교장은 “그 쪽도 장사를 하는 곳인데 우리 마음대로 어떻게 그런 요구를 할 수 있겠냐”고 답했다. 학교와의 ‘싸움’ 끝에 결국 특수학급 담당교사가 수련회에 따라가기로 결정했다. 출발 당일에는 학년 부장교사가 “장애학생을 데리고 갈 수 없다”며 가로막았다. 운동장 한 가운데서 학부모들은 부장교사와 학교감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학교의 모든 아이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급기야 장애학생들과 특수학급 교사가 울기 시작했고 교장실을 찾아가 항의한 끝에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 “장애인에게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달라”    장애인교육권연대가 단식농성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은 ‘최소한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다. 학부모들은 장애학생에 대한 공교육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각 학교에 특수학급을 설치 및 증설하고 치료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치료교육교사를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교육이 치료교육의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정부에서 맡아 준다면 학부모의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주장의 현실화를 위해 이들이 중점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은 장애인교육예산을 서울시교육예산대비 6% 이상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장애인교육예산은 서울시교육예산대비 2.2% 수준이다. 이와 함께 모든 국공립대학의 장애인특별전형 실시, 학교교육을 받지 못한 성인장애인을 위한 성인장애인교육기관 지원, 장애인 교육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는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통합교육도’ 장애아이를 둔 부모들의 해묵은 숙제다. 통합교육이란 장애아이들을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인 아이들과 함께 교육시키는 것을 말한다. 서울통합교육학부모회 박문희 회장은 “장애학생들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라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일반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통합교육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출처 : 미디어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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