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보험도 못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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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4-29 11:14 조회3,950회 댓글0건본문
28일, '민간보험상의 장애인 차별해소를 위한 정책과제' 공청회 열려
보험이란 뜻하지 않게 발생하는 각종 사고와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장애인의 경우 보험 가입시부터 거절을 당하거나 보험료를 높게 측정하는 등의 차별이 발생하자 이에 장애인계는 여러 차례 문제 제기를 해왔다.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간보험상의 장애인 차별해소를 위한 정책과제' 공청회
장애인의 경우 보험사고가 일어날 위험률과 질병에 걸릴 확률이 비장애인보다 높은 지 의료적 분석과 통계적 분석이 요구됨에도 이에 관한 연구가 전무한 상태이다. 통계적인 근거가 없음에도 ‘장애인은 사고와 질병 발생의 가능성이 높다’는 비공식적인 잣대로 여전히 장애인은 보험 가입을 거부당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에 대한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보험상의 차별 뿐만 아니라 장애인 복지 개선되야
보험 가입시부터 차별이 존재하는 장애인의 현실에 대해 한나라당 장애인복지특별위원회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공동주최로 28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민간보험상의 장애인 차별해소를 위한 정책과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정부당국자와 각계 전문가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험 가입에서부터 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적 문제를 진단하고 이에 따른 법·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한나라당 장애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구체적인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번 공청회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히고 “어제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가 첫 회의를 열었으니 앞으로 국회 차원에서 장애인 차별에 대한 적극적 해결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개회사를 대신했다.
27일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안택수 의원(한나라당)은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구호로만 장애인복지를 외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장애인복지로 측정된 각종 예산은 일반회계예산의 0.6%로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며 “장애인복지 예산을 일반회계예산의 1%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통계약심사기준 마련 후에도 장애인 보험 차별 끊이지 않아
1999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보험에서의 장애인 차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고 이후 2000년부터 생명보험협회는 장애인보험 공통계약심사기준을 마련해 보험인수가 금지되거나 제한되었던 71종의 장해항목 중 57개 항목을 정상으로 완화시켰다. 아울러 장애인 전용보험상품을 개발, 판매가 되기도 했으나 여전히 보험상의 장애인 차별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실 예로 뇌성마비 장애인인 조병찬씨가 한 생명보험회사로부터 종신보험 가입을 거절당한 사례가 발생했다. 그는 뇌성마비 장애를 이유로 보험가입을 거절한 것은 정당한 이유없이 장애인을 차별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지방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민간보험의 장애인 차별현황 조사결과에 의하면 보험과 장애에 관한 의학적·통계적 자료 조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며 인수지침을 생명보험협회의 공통계약심사기준보다 인수불가 범위를 넓게 정하거나 장애인에게 특약의 가입을 배제하고 별도의 심사절차를 추가하고 보험금 액수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병찬씨의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지평'의 임성택 변호사는 “막연한 편견으로 장애인의 보험 가입을 차별해선 안된다”며 “만약 장애인이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는 그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반드시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보험 거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음을 질타했다.
그는 또 “상법 제732조는 15세 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정신장애인을 보험에 가입시키는 행위를 막기 위한 규정이라고 하나 이 규정으로 인해 정신장애인의 사망에 대한 보상을 포함하는 생명보험은 가입이 봉쇄된 상태”라며 법제도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다.
임 변호사는 또 “우리나라 생명보험 업계는 사망을 포함하지 않은 보험상품이 없어 정신장애인은 그 장애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모든 보험 가입이 불가능하다”며 보험상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세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민간보험상의 장애인차별에 대한 법적 대안으로 임 변호사는 “가장 좋은 방안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보험 등 서비스 제공 영역에서의 차별금지에 관한 규정을 도입할 필요성이 강력히 요구된다”며 “종합적인 입법이 아니더라도 장애인복지법 혹은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방법으로라도 관련 규정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적 대안으로는 생활보험협회의 공통 계약심사기준의 개정보완과 인수지침의 집행 준수, 보험담당자들의 교육 및 의식개선이 제시되었고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당분간이라도 장애인 전용보험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의 이춘근 실장은 “이번 공청회를 통해 기존의 공통 계약심사기준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위해 감독당국 및 협회 공동의 작업반 구성·운영을 통해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서는 차별이 해소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지도할 것”을 밝히며 적극적 개선을 다짐했다.
“대부분의 장애인고용사업장, 단체상해보험 거부 당해”
장애인고용사업장에 대한 보험가입 실태조사를 실시한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1과 김정학 사무관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단체상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한 업체의 경우 개인적으로 가입한 장애인 근로자는 70명중 10명뿐이었다”며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거절 혹은 경제적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애인을 고용하는 업주가 보험을 가입하고자 할지라도 장애인은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고 단체상해보험을 들 수 있었던 경우에도 정신지체인의 경우는 현행 상법에 따라 보험계약이 무효이기 때문에 제외되어 이중으로 거부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학 사무관은 “정신지체인의 보험가입을 무효로 하는 상법 제732조는 강력한 개정이 요구되며 뿐만 아니라 다수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인명피해 보상을 위한 화제보험의 의무적 가입 등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조병찬 간사, “보험 가입 거부하면서 합리적 이유 설명 안해”
민간보험상의 장애인차별에 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던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국의 조병찬 간사는 “장애인은 자신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보험 가입을 원하지만 보험사측에서는 장애인을 한 인격체가 아닌 위험이 많은 직종으로 보는 것 같다”며 보험 가입시 당했던 차별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조 간사는 또 “당신은 장애를 지녔기 때문에 의료적인 이유로 인해 보험 가입을 할 수 없다라고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데 그 의료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듣고 싶다”며 “아직까지도 그 의료적인 이유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울분을 삼켰다.
그는 또 “상법 제732조가 정신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하는데 생명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위험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것이나 보험 가입을 해서 살해의 위협을 당하는 것이나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하며 보호라는 이름으로 규정된 법 조항에 대한 허위성을 비판했다.
개선된 인수기준 모르는 보험담당자 많아
생명보험협회 상품수리실 신영선 팀장은 “공통계약심사기준을 마련하기 이전에는 차별이 있었던 것을 인정하지만 2000년 이후 인수불가 항목을 9개로 대폭 삭제해 장애인 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며 차별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 팀장의 말에 조병찬 간사는 “오늘 공청회에서 생명보험협회 관계자에게 들었던 얘기는 내가 법적 소송을 할 때 보험사 관계자들에게 들었던 말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고 이에 김정학 사무관도 “개정된 지침을 모르는 보험상담사들도 많을 것으로 알고 있다. 나중에 알아 보고 다시 보험을 가입하게 한다할지라도 이미 그때는 장애인이 상처를 입은 상태다”라며 보험담당자들에 대한 교육 및 의식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합리적인 법제도 개선이 우선되어야겠지만 인수기준이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이를 철저히 이행할 의지가 없거나 인수기준을 일선 보험담당자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일선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 태도와 관점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의식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장애인들에게 강요되는 신체검사나 건강검진이 장애유형과 보험형태에 관계없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인수지침을 정할 때 장애인단체가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with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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